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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마지막 여행, 뷔유 릴, 호텔

by 알밀 2024. 9. 26.

프랑스 북부 도시 릴은 벨기에와 가까이 위치한 곳입니다. 프랑스에서 10번째로 큰 도시로서 파리의 화려함과는 다른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로 했던 마지막 여행 후기와 구시가지인 뷔유 릴, 호텔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뷔유 릴
뷔유 릴

마지막 여행 

2023년 7월, 네덜란드에서 4년간의 생활을 마무리하며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유럽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긴 비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멀리 떠나는 여행은 부담이었고 자동차 여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네덜란드와 가까운 독일이나 벨기에는 여러 번 가보기도 했었고 사실 네덜란드와 많이 다르지 않아서 끌리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프랑스는 특별한 느낌이었습니다. 언제나 마음속에 있던 매력적인 여행지였고, 그중에서도 장시간 차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는 프랑스의 도시를 찾다 보니 릴(Lille)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네덜란드 알메르에서 차로 약 3시간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프랑스라니, 우리가 딱 원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릴은 벨기에 국경에 접한 곳으로, 규모가 꽤 큰 도시로 보였습니다. 우리 가족이 살던 알메르(Almere)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일 것 같아 기대가 컸습니다. 알메르는 서울에 비해 규모가 작고 조용한 도시로, 대규모 상업시설이 많지 않아 우리는 대도시가 그리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릴로 마지막 유럽 여행지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7월의 릴은 우리가 예상했던 활기찬 여름 관광지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보통 여름이면 관광지마다 사람들이 붐비고 복잡하지만, 릴은 오히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다른 휴양지로 떠나 릴은 비교적 한산했던 것 같았습니다. 릴이 대학 도시인만큼, 여름 방학을 맞아 학생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 도시가 텅 빈 것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성수기 관광지의 북적임 없이 조용하고 여유 있게 도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조용히 도시를 둘러볼 수 있었고, 다양한 레스토랑과 상점들을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뷔유 릴

뷔유 릴은 릴의 북부에 위치한 구시가지입니다.  뷔유(Vieux)는 오래된 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입니다. 17세기부터 19세기 건물이 많은 곳으로 프랑스 북부를 방문한다면 들러볼 만한 관광지입니다. 뷔유 릴의 중심에는 그랑 플라스(Grand Place)라고 불리는 큰 광장이 있습니다. 이 광장은 도시의 중심이고, 화려한 건축물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옛날 증권 거래소였던 비엘 부르스(Vieille Bourse)는 르네상스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내부 중정에서는 주말마다 골동품과 중고 서적 시장이 열립니다.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좁고 구불구불한 cobblestone 거리들을 만나게 됩니다. 거리를 따라 늘어선 붉은 벽돌집들과 플랑드르 양식의 건물들이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노트르담 드 라 트레유(Notre-Dame de la Treille) 대성당은 이곳의 또 다른 명소라 할 수 있습니다. 19세기에 착공되어 20세기말 완공된 이 성당은 고딕 양식과 현대 건축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구시가지에는 다양한 박물관들도 있습니다. 그중 릴 미술관(Palais des Beaux-Arts de Lille)은 프랑스에서 루브르 다음으로 큰 미술관입니다.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대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에 관심 있다면 오스피스 콩테스(Hospice Comtesse) 박물관을 추천합니다. 뷔유 릴에는 전통적인 플랑드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에스타미네(estaminet)라 불리는 소박한 식당들부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식당들이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의 유명한 치즈인 마루왈(Maroilles)을 사용한 요리들이 별미입니다. 유명 브랜드 매장과 독특한 부티크 숍, 골동품 가게 등 다양한 상점들이 있어서 쇼핑을 즐기기도 좋습니다. 9월에 열리는 브라드리 드 릴(Braderie de Lille)은 유럽 최대 규모의 벼룩시장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모이고, 12월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호텔

릴 여행 중 우리는 이틀 동안 Holiday Inn Express 호텔에 묵었습니다. 비싼 호텔은 아니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놀라운 경험 덕분에 기억에 남는 숙박이 되었습니다. 이 호텔은 밤에 두 사람이 묵는 방이 약 10만 원 정도로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었습니다. 아마도 7월이 저렴한 시즌이었던 모양입니다. 특히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식당과 상점들이 모두 가까운 곳에 있었고, 주차장도 있어서 차로 이동하는 저희에게는 아주 편리했습니다. 아침 식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하루를 무료 조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예상치 못했던 부분은 바로 호텔의 침대였습니다. 체크인할 때까지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여행을 하면서 잠자리가 바뀌면 낯선 침대와 어색한 베개로 때문에 편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Holiday Inn Express에서 침대는 생각보다 높고 넓었고, 첫날밤에 자고 일어났을 때 여행을 왔다는 사실을 잊고 집에서 자고 일어난 줄 착각을 했습니다. 사실, 집에서 사용하던 침대보다 10배는 더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이 매트리스는 누웠을 때 몸을 단단히 지지해 주면서도 부드러운 탄성이 있어서 몸의 곡선을 잘 따라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몸 전체가 기울어지거나 불편한 느낌도 전혀 없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도 모두 그 침대가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궁금해져서 호텔 프론트에 가서 그 매트리스가 어디 제품인지 물어봤습니다. 아쉽게도 직원들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호텔에서 여러 회사의 매트리스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저는 그 호텔의 매트리스를 찾기 위해 열심히 검색했습니다. 결국, 호텔에서 경험한 침대와 가장 비슷한 매트리스를 찾아냈고, 그것이 바로 Simmons 매트리스였어요. 인생 처음으로 꽤 많은 돈을 투자해 고급 매트리스를 샀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저는 좋은 매트리스의 세계에 대해 완전히 다른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호텔에서 머물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가 배운 것은, 침대 하나가 여행 중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보통 여행할 때는 그저 머물기 위한 장소로 호텔을 선택하지만, 사실 좋은 잠자리가 여행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편안한 잠자리는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여행 중의 피로를 회복할 수 있게 해 줍니다. Holiday Inn Express에서의 경험은 제게 단순한 여행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적당한 가격에 묵었지만, 결국 그곳에서의 숙박을 통해 저는 새로운 매트리스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통해 전혀 엉뚱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순간이 종종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의 침대 경험이 바로 그랬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자동차 여행하기 좋았던 프랑스 릴로 향한 마지막 여행, 뷔유 릴, 호텔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